'금단의 땅' 개방…입장 예약제
정부, 환경 모니터링·안전 확인주한미군이 반환한 용산공원 일부가 '용산어린이정원'이란 이름으로 5월 4일 오후 2시부터 국민들에게 개방된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최근까지 주한미군기지로 활용되던 부지를 120여년 만에 처음 개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용산어린이정원이란 이름은 미래 주역인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거닐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살려 정했다고 설명했다.
용산 지역은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로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본군이 주둔했다. 해방 이후부터는 미군기지로 활용되면서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결정되면서 부지 반환이 시작됐고, 지난해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계기로 가속화됐다. 그 결과 미군기지 약 243만㎡ 중 58만4000㎡ 부지가 지난 한 해 반환됐다. 이 중 30만㎡가 이번에 임시개방되는 것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주출입구 입장 시 마주하는 장군 숙소 지역과 정원의 중심이 되는 잔디마당, 전망언덕, 동쪽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로 구성된다.
장군숙소 지역은 미 장군들이 거주했던 붉은색 지붕의 단층 단독주택과 나무로 된 전신주 등이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홍보관에서는 용산공원에 대한 기록을 사진·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전시관과 이벤트하우스에서는 각각 개방 기념 미디어아트 기획 전시, 어린이를 위한 교육문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이 외에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용산서가(휴게 공간), 미군 가족 생활상과 한국 대중음악 역사 등을 살필 수 있는 기록관 등이 있다.
잔디마당은 총 4곳의 미군 야구장(7만㎡)을 새로 단장한 공간이다. 끝자락 전망언덕에 올라서면 반환 부지 전체 풍경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용산 도심, 국립중앙박물관, 남산 등 주변 주요 장소를 조망할 수 있다.
동쪽 끝편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으로 꾸며진다. 예약을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생활체육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과 11월, 올해 3월에 실내 5곳·실외 6곳에 대해 공기 질 측정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시행해 안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이번에 개방되는 전 지역에 걸쳐 추가로 진행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용산어린이정원 입장은 예약제로 이날부터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방문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현장 접수 후 즉시 입장할 수 있다. 내국인은 방문 5일 전, 외국인은 방문 10일 전까지 예약을 해야 한다. 이달 25~26일 한정으로 외국인은 방문 8일 전 예약을 허용한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까지다. 휴관일은 1월 1일, 설·추석 당일 및 매주 월요일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임시개방은 용산공원의 역사에 있어서 2003년 미군기지 반이 합의 후 이뤄낸 가장 큰 진전"이라며 "이를 계기로 지속해서 국민과 소통하며 미래 세대가 주인이 되는 공원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